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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의 체험 -춘계답사를 다녀와서(역사고고학과)

고고씽~!!!
역사고고학과에서는 매년 3월 말이 되면 춘계답사를 간다. 올해는 3월 26일~3월 29일, 3박 4일의 여정이었다.

3월 26일
 
처음 간 곳은 여주에 있는 명성왕후 생가 였다. 일반인이 가면 명성왕후라는 큰 이름을 보고 갈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선의 한옥 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고건축에 관심은 있지만 조금 약한 관계로 실제 내 눈으로 보면서 각 부분 명칭, 전체적인 구조 같은 것을 볼 수 있어서 내겐 더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음은 영릉이었다. 영릉은 그 담당기관에서도 보존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이 보기 좋으면서도 동시에 다른 문화재도 저런 관리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영릉에서 일정을 마치고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신륵사를 갔다. 세계생활도자관이 무슨 역사적 사실이 있어서 갔느냐라고 내게 물어볼 수 있지만 역사적 사실만을 보는 것이 답사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현재 이 순간도 역사가 된다. 현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충분히 역사적 사실이 될 수 있다. 세계생활도자관에서는 자기의 색다른 계승이 보였다. 저렇게 전통문화가 현대의 문화와 융합되면서 계승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륵사는 워낙 유명한 절이라서 다른 설명은 굳이 필요없을 것 같지만 봄날인데 하루살이와 같은 벌레들이 떼로 나타나서 많이 시달리다가 온 것이 가장 크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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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여주에서 한시간 거리를 달려 수원으로 갔다. 수원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정조인데, 그 시대 만들어진 건축물들을 보러 갔다. 화성행궁과 수원 화성이다. 둘 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파괴된 것을 복원해있는 상태였다. 화성행궁에서 정말 우연한 기회로 무예 24기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이 단순히 멋있는 것을 떠나서 우리의 무예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저런 노력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했다. 수원 화성은 읍성이지만 건축물 자체는 도성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시간의 한계로 다 돌아보지는 못하고 북문인 장안문에서 동문인 창룡문까지만 걸었다. 현대의 도시와 과거의 도시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수원이 간직한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화성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강화도로 넘어가서 조금은 빠듯한 시간을 보냈다. 강화초지대교를 건널 때 서해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았다. 부산에 살고 있는 나로서 밀물과 썰물에 대한 개념이 그렇게 강하지 못했다. 그런데 초지대교를 건널 때 서해는 썰물이었다. 그래서 물이 거의 다 빠져있는 상태에서 드넓은 갯벌이 온 세상에 퍼져있었다. 처음으로 서해가 보여주는 풍경에 한동안 푹 빠져있었다. 강화지석묘에 갔다. 고창, 화순과 더불어서 유네스코에 등재된 곳이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고인돌하면 그냥 그런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태어나서 고인돌을 실제로 보니 그 규모와 정교함에 더 놀랐다. 우리에게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이 그 날따라 어깨를 더 들썩이게 했다.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5번째로 큰 섬이라고 하는데 이 곳에는 과거와 현재가 잘 공존하고 있었다. 수원과는 다른 모습으로 말이다. 개발이 덜 진행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모습이 너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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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서울에 들어왔다. TV에서 그려지는 서울만 보다가 실제로 보는 서울은 벅참 그 이상이었다. 서울에서 왜 한강이 중요한지, 서울에는 왜 이렇게 차가 많은지, 서울에는 왜 전경들이 많은지 등 내가 궁금했던 모든 것이 풀리고 있었다. 서울에 들어와서 구경하는 그 자체가 이미 현대의 서울을 보고있는 것이다. 서울의 첫 일정은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이었다.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학예실장님으로부터 너무나 소중한 시간을 얻었다. 그 분께서 해주시는 설명에는 자신감이 있었고 또한 자기가 소속해 있는 박물관에 대한 자긍심이 강해보였다. 우리를 위해서 하루 더 연장했던 특별전을 보면서 알게모르게 내 스스로 깨달은 것이 많다. 이후 성균관으로 가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경복궁을 갔다. 경복궁하면 생각나는 것이 근정전과 광화문이었는데 광화문은 공사 중이었고 근정전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뒤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을 먼저 보러갔었다. 나오는 길에 경복궁 뒷 쪽으로 가봤는 데 그 곳이 훨씬 아름다웠다. 정원이 펼쳐져있는 데 순간 할 말을 잊었었다.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는 그 모습이 더욱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울역사박물관과 경희궁을 갔다.  경희궁은 경복궁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미 파괴가 많이 되어서 현재 복원 중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 경희궁은 자신만의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예전에 자신이 궁궐이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역시 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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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을 갔다. 내 생애 처음오는 곳이었다. 나름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막상 눈앞에 들어오자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 두 번째 탄식이 나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멋지게 발전하길 소망했다. 시간상 1층의 전시실만 보고왔지만 시간이 된다면 몇박을 해서라도 다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로 다시 돌아오면서 다시 이 시간 안에 내가 있었음이 자랑스럽고 소중했다.

역사고고학과 2학년 이다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