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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공간] 경희, 도서관에서 직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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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7년... 직지가 세상에 태어난 날.

1987년... 소녀가 세상에 태어난 날.
그리고 지금 2009년 4월...
무려 6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그와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그를 처음 보게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려 마치 톱스타를 기다리는 팬과 같은 마음이었다.

현실에선 보기 힘든...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로만, 선생님의 입으로만 그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그만큼 내게 크고 대단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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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제기념도서관 김학수기념박물관에서 만난 그는 실로 대단했었다.

그를 설명하는 글에는 현존하는 세계최초, 최고이며 서양의 구텐베르크‘42행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서고 , 중국의 ‘춘추번로’보다는 무려 145년이나 앞서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있단 사실이 그가 얼마나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직접 마주 했을 때 그는 위엄과 웅장함보다는 소박하고 따스함으로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그 어느 나라보다 먼저 우리의 조상들이 금속활자인쇄술을 발명했다는 자체가 나에겐 어려움보다는 친숙한 느낌으로 그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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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업적 뿐 만 아니라 그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바로 직지를 직접 찍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찍은 금속활자는 직지의 마직막장으로써 그의 본래 이름과 그가 태어난 해와달 그가 태어난 곳, 그를 만든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그의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었다.

직지심경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경‘經’은 불교경전을 뜻한다고, 하지만 직지는 불교경전이 아니라, 이는 잘못 불린 것 이라고.. 이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직지를 소개 할 때 명칭을 잘못 소개 한 것이었다.

그리고 청주고인쇄 박물관에서 오신 분들 말씀이 이 마지막장으로 직지가 서양의 인쇄술보다 더 일찍 발명되었음을 증명해 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마지막장을 봤을 때 그저 종이 한 장이 아닌 우리 조상들의 열정과 땀으로 만들어진 글자 하나하나 종이 한 장 한 장 이라는 생각에 그 어떤 것보다 더 값비싸게 느껴졌다.


전시회장에 있는 작은 모형들은 직지를 직접 만들고 있는 장면을 재현해 놓았는데
한글도 아닌 한자를 선하나 점하나 섬세하게 표현해 내고 있었다. 뭔가를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려면 일종의 자격이 필요한 것 같았는데 관람을 끝내고 박물관을 나서는 길에 나는 이미 그 자격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국제경상학부 05학번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