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이라는 제목처럼 주인공 박사는 수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이이다.
천재 수학자인 박사는 1975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뇌를 다친 이후로 기억력이 80분간만 지속되는 희귀병에 걸린다. 사고 이전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으나 사고를 당한 이후로는 모든 일을 80분이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박사를 보살피기 위해 파출부로 파견된 극중화자인 나와 박사는 매일 아침 만날 때마다 낯선 사람 취급을 받으며 똑같은 문답을 주고받는다.“신발 사이즈는 어떻게 되나? 24? 정말 청결한 숫자군. 4의 계승이야. 전화번호는? 576에 1455? 정말 멋진 수야. 5761455는 1과 1억 사이에 있는 소수의 개수와 정확히 일치한다네.”
박사는 말한다. 우애수와 완전수, 과잉수와 부족수가 있는 수학은 이 세상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완벽한 것이라고. 그리고 세상은 놀라움과 환희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단 하나의 수식으로 나타내준다.
박사는 파출부 아들의 평평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모든 수를 포용할 수 있는 루트 기호와 닮았다고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우연히 같은 한신 타이거스의 팬임을 알게 된 두 사람은 17년의 시간차를 두고 같은 팀의 어제와 오늘의 선수를 응원하게 되는데, 루트에게 박사는 80분의 기억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고, 그런 박사에게서 루트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따스한 정을 느낀다.
예순네 살의 노수학자와 스물여덟 살의 미혼모 파출부 ‘나’, 그리고 나의 열 살짜리 아들 루트. 세 사람 사이에는 80분만 녹화할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와 영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수식, 서로의 부족한 점을 순수한 마음으로 채워주려는 따뜻한 사랑이 있다. 세 사람 사이에서 펼쳐지는 수식의 세계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수식이 가르쳐주는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80분만 지속되는 기억력으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한 박사와 함께한 1년 동안 ‘나’와 루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간다.
사랑, 그보다 더 가슴 뛰는 일이 있을까?
메마른 수식이 전하는 투명한 감동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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