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잃어버린 마시멜로를 찾아서
몸에 달고 있었던 무거운 추를 내려놓은 기분이 들었다. 연달아 주제가 심오한 작품들을 위주로 책을 읽다 보니 마음속에 계속 묵직한 응어리가 맺혀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본래 자기개발서를 애호(愛好)하며 읽지 않았다. 저자들의 생각, 그들의 자기개발이 결코 나에게 온전하게 적용되기는 힘들다고 보았다. 사람은 모두가 자기만의 방향과 추구하는 가치들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기개발서를 참고하되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혹시 모를 선입견과 편견을 배제시키고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 책이 진정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에 마음을 기울여보려고 했다. 일부는 동의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선뜻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도 있었다. 이야기의 구조와 흐름이 어떻게든 독자에게 교훈을 주어야 된다라는 강박적인 관념에 강하게 사로잡혔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 또한 자기개발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 마시멜로는 사람의 욕망, 욕구, 만족을 뜻한다. 주인공인 찰리의 인생에서 마시멜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기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당장 눈앞에 있는 마시멜로(욕망, 욕구, 만족)의 유혹을 인내해야만 원하던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동양의 사자성어인 ‘고진감래’와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충동적인 감정과 욕구들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는 욕망과 욕구가 발생하게 된다. 때론 그로 인해서 인생에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기도 한다. 적절한 선의 자기절제가 필요하다는 건 공감하는 바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날 때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기와 같은 것들은 본인이 적절하게 통제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이기도 한다. 하지만 머나먼 미래에 계획에만 몰두하여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억누른 채 살아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마시멜로를 너무 먹지 않고 방치해두었다가 결국 먹고 싶을 때 유통기한이 지나 아쉽게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현재에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것도 어떻게 보면 필요하지 않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성공한 인생의 척도는 나 스스로가 결정해야한다는 중요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또 다른 관점에 사회적 이슈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내가 현재 속해 있는 청년과 관련된 것이었다. 현 시대에 국제적인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으로 인해 수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삶과 생활에 대해서 달관(達觀)하고 있다고 한다. 달관의 사전적 정의는 ‘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활달한 식견이나 인생관에 이름’이다. 단어를 쉽게 해석해보자면 우리 사회에서 근래 흔히 거론되고 있는 한국의 ‘N포세대’ 일본의 ‘사토리 세대’를 의미한다. 갈수록 높아지는 청년실업률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은 생각치도 않고 이미 좌절감을 느낀 청년들이 아무 희망도 없이 무기력해진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시대를 읽지 못하면 사람은 도태되고 만다. 자기개발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과거에만 머무른 채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법이다. 어설픈 위로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조언들을 가지고 사람들을 안위하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하여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마시멜로(욕망, 욕구, 만족)를 되찾아야 한다. 청년의 입장으로서 나만의 마시멜로가 있어야지만 미래를 향한 목표를 세우고 절제하며 훗날의 성공을 위해서 기다리고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지나간 기준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맞이할 수는 없다.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 사회에 산적해있는 문제들을 현실에 맞게 모두 같이 점차적으로 해결해나가려고 노력하며 그와 함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작은 마시멜로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내가 생각하는 마시멜로는 성공한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한 보상적 차원의 개념이 아닌 소소한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을 뜻한다. 그것이 곧 꿈과 희망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소통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
차정관
사회복지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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