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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ous/(종료)테마로 읽는 책

[테마로 읽는 책] 고맙습니다. 당신들의 존재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당신들의 존재만으로도

※ 5월의 테마와 추천도서는 생명공학부 06 강미주 학생이  직접 선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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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푸른색과 물빛의 푸른색이 더 푸르고 시원한 5월, 5월이 왔다.

벚꽃 흩날리며 아름다움을 자랑했던 나무들이 이젠 여름에게 손짓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주변 여기저기에서는 벌써부터 여름향기가 풍겨져 오고 있다.

나는 5월이 참 좋다. 그 이유는 내가 태어나서가 아니라 (난,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에 태어났다.) 5월은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해맑은 어린이에게, 장미 한 송이에 마음을 실어 사랑을 전하는 젊은 연인들에게,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살자고 약속했던 부부들에게……. 그들의 미소가 행복바이러스가 되어 나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어주며 내 마음까지 행복해지게 한다.

5월은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서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를 참되고 바른길로 인도해주신 선생님들을 마음 밖으로 끌어내어 기억하게 해주고 그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할 수 있는 달이다.

나는 길 한복판에 서서 바람에게 선생님들을 향한 내 마음을 전한다. 직접 감사하다고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는 죄송함과 바다보다 더 깊은 사랑을 주신 감사함을 담고 있는 내 마음을 그 분들께 바람이 나 대신 전해주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5월은 너무나 가까운 사람이기에, 너무나 쉬운 사람이기에 소홀히 했던 부모님들에게 사랑을 전해줄 수 있는 달이다.

며칠 전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 잘 지내느냐고, 밥은 잘 챙겨먹고, 공부는 잘하고 있느냐고 묻는 전화를 귀찮은 듯이 대답만하고 끊어버린 나였다. 엄마와 통화를 하는 동안엔 난 참 못나고 못된 딸이었다. 그렇게 대충 받아버렸던 엄마와의 통화를 잊어버리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을 고르고 있던 나의 눈에 띈 책 두 권, ‘아버지’ 라는 책과 ‘엄마, 정말 미안해’ 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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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뭉클한 그 책은 읽는 내내 슬프기만 했다. 그 책을 읽기 전까지 만해도 내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누구보다 특별하며 한 가정을 어깨에 들어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책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평범했으며 눈물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만 같던 그가 눈물을 보였고, 뭐든 무섭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그가 죽음이라는 그 무시무시한 것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는 결국 이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손에서 놓아버렸다. 그 책의 마지막장을 읽는 순간 내 아버지의 존재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서 두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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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 정말 미안해’란 책안에는 29개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중에 ‘엄마, 정말 미안해’란 제목을 가진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엄마의 부재로부터 시작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딸이 발견한 비디오테이프 속에는 동네사람들과 부부동반 여행을 갔을 때의 엄마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즐거움에 웃고 있지만 엄마는 딸이 사준 블라우스를 입고도 표정이 어두웠다. 얼마나 아팠으면 웃지 않았을까, 그 즐거운 여행에서도 병마와 싸우느라 고생한 엄마의 모습에 딸은 살아생전 잘해드리지 못함을 후회하며 눈물을 쏟아내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그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너무 몰입한 나머지 책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멍하게 그 자리에 서서 부모님이 그리워졌다. 영원한 줄만 알았던 그분들의 부재를 책을 통해 느끼니 서러워지고 정말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너무 고마웠다. 그분들의 존재만으로도……. 나는 아직 겁이 많고 약하기에 그분들의 그늘이 필요하고 보호가 필요하다.
불경에는 ‘내 목숨이 있는 동안은 자식의 몸을 대신하기 바라고, 죽은 뒤에는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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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몸을 지키기 바란다.
’라는 구절이 있다. 이렇듯 이미 준 것은 다 잊어버리고 못다 준 것만을 기억하는 이가 부모다. 우린 아무리 해도 부모님의 사랑을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그분들과 함께하는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그분들을 사랑할 수 있고 존경하고 감사할 수 있다.

5월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 날엔 그 동안 속만 썩여서 죄송하다는 말 대신 그리고 이만큼 길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대신 너무 흔한 말이지만 하기 어려운 사랑한다는 그 말과 함께 한번 꼭 안아드리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