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클럽 '부커스'

[감상문]안경을 벗고 바라본 세상은 아름답다

백인제기념도서관 2015. 11. 9. 12:01

 

앵무새 죽이기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이 책은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 평가받을 만큼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내려오는 책이다. 어떠한 내용이 담겨 있기에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까 기대해보며 책을 펼쳐보았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한 소녀의 자전적 회상을 토대로 자신이 가졌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자라나는가를 보여준다. 들음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그렇지만 확신을 가지고 믿어버리는 가운데 생겨나는 허상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들의 분명한 특성이다.(, 어쩌면 인간 모두의 특성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지만 아이일 때는 그 두려움이 더욱 크다.) 주인공과 그의 오빠, 그리고 동네친구인 딜은 그들의 이웃인 래들리씨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진실이라고 믿고, 그것을 자신들의 사고로 확장해나간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커지고, 사실과는 조금씩 멀어져가지만 그 두려움은 이미 확신을 넘어 사실이 아닐 수 없다는 신앙에까지 이르게 됨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시간을 보내 던 중 그들의 삶을 뒤바꿔놓을 사건이 생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변호사였는데 당시 인종차별이 극심한 시대 속에서 더욱 인종차별이 극심한 지역에서 억울한 흑인을 변호하는 일을 맡게 된다. 사건의 자초지종과 죄의 유무를 떠나 이미 많은 사람의 판단 속에는 그는 흑인이기에 당연히 죄를 저질렀고, 감히 백인과 법정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불쾌하게 생각하는 시선들이 가득함을 아이들은 바라보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이들은 아버지와 가정부로부터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는 것에 대해 늘 교육받았고 훈계 받았지만 정작 공감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해관계가 섞이지 않은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문제 속에서 아이들을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불편함은 아이들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가기 시작했다. 정의롭지 못함에, 불의에 반응하게 되고 때로는 격한 반응을 표하기도 한다. 논란을 일고 온 사건은 법정에서 패배로 끝났지만 아이들의 삶에 새로운 반응을 놀라운 사건이 되었다. 아이들은 자신들 스스로에게도 너무도 두껍게 쓰이고 있었던 안경을 발견하게 되었고 용기 내어 안경을 벗고 바라본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는 너무도 다른, 두려움과 불안함이 팽배한 세상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그렇기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세상임을 마주하게 되면서 지난 시간들 속에서 시선이 변화됨으로 인한 인격을 성장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인 핀치 변호사는 참으로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아이들의 정직한 질문에 정직한 답을 해주는 훌륭한 아버지와 동시에 훌륭한 어른이었다. 우리에게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라고 불리지만 그 자신은 좋은 사람과 착한 사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 지켜내려고 했던 것은 좋은, 착한 사람이 아닌 바른사람이었음을 볼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도 반복해서 그렇게 말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생각할 모습들이 너무도 많다. 여전히 우리가 쓰고 있는 안경은 무엇일까? 우리는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외모를 보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외모를 보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감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모가 최고의 가치가 되지는 말자는 말이다. 우리는 감각적인 존재이지만 동시에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는 영혼을 가진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눈을 가리는 안경을 벗어던지자! 굉장한 울림을 준 핀치변호사의 말을 나누며 글을 마무리 한다. “스카웃, 결국 우리가 잘만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모두 멋지단다.”

담장을 허물다팀 이상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