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박웅현
독서 나침반
저자가 의도했던 책 광고는 나름 성공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은 책이 생겼으니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울림을 공유하고 싶었고, 난 그 울림에 빠져들었다. 물론 모든 내용에 공감한건 아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이 좋아하고, 자기에게 잘 맞는 책들에 한해서만 공감을 했다. 책의 1장부터 4장까지는 나의 독서 수준에 맞춘 내용이라 충분히 공감했지만, 그 이후의 책들은 사실 어렵고 복잡했기에 공감하지 못했다. 평소 독서를 하지 않던 내 습관 때문이기도 했고, 읽어보지 않았던 책에 대해서 겉핥기식으로 이해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그래도 1장에서 말했던 것처럼 책을 그저 읽고 내려가지 않고, 한 문장씩 꼭꼭 눌러가면서 읽었다. 아마 책을 제대로 읽어본 게 처음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판화가 이철수씨의 판화집이 나오는 1강이었다. 판화만 보거나 글만 읽었다면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을 함께 두었으니 훨씬 좋았다. 결국 도서관에서 시간을 내서 그 판화집을 보았으니 말이다. 생각나는 구절은 ‘깊은데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가 짖어도 법문’이다. 내 몸이 힘들고, 하기 싫은 일들은 쌓여만 가고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의 다른 일이나 말들에 마음을 닫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가슴 아픈 일들이 닫힌 마음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는 신문기사를 보고 오늘 점심 뭐 먹을까? 하는 게 우리의 모습이란 문장을 읽고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물론 신문의 기능은 핵심과 요약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봐야하는 것들을 중요하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고 작가는 생각하고 있다. 그 기사 안에 담긴 내용들은 당사자들에겐 엄청난 사건인데 신문 속에 기사로 읽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신문에 등장하는 간단한 문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시선과 생각을 가지고 또 다른 의미를 찾아내는 것, 그런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이 책의 가장 큰 목표는 책을 통해 삶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행복과 풍요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어도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얻어내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자신과는 맞지도 않는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보다 내 마음을 울리는 책 한 권이 훨씬 좋다는 것도 깊이 공감했다. 평소 독서를 잘 하지 않는 나에게 있어 독서클럽을 통해 처음 만난 이 책이 앞으로의 독서에 대해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준거 같다.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떻게 읽을지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줄 수 있는 나침반으로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박성민
물리치료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