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짜리 만화책
'TV쇼 진품명품' 故최상권씨 책 감정, 만화영상진흥원, 문화재 등록 추진
"1000만원!" 2일 방송된 KBS 'TV쇼 진품명품'. 감정 대상은 만화책이었다. 3일 '만화의 날'을 맞아 경기 부천의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 이번 감정에서 만화가 고(故) 최상권씨의 '헨델 박사'〈사진〉 1·2·3권이 1000만원, 고 김종래씨의 '눈물의 수평선' 단행본은 500만원이 매겨졌다. 오재록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낡고 해진 만화책이 문화재급으로 판정받은 것"이라면서 "만화는 단지 어린애들의 전유물이 아닌 한 시대의 투영"이라고 말했다.
1956년작 '눈물의 수평선'은 1940~50년대 한국 격동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김일과 이향순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장편 만화다. 1952년 발표된 '헨델 박사'는 우리나라 공상과학만화의 새 장을 연 작품으로, 1000년 뒤 미래에서 지구를 멸망시키러 온 '지구단'과 이를 막으려는 헨델 박사의 싸움을 그린다. 물자가 부족했던 6·25전쟁 중 출간돼, '떼기 만화' 또는 '쪽지 만화'로 불리는 희귀 자료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헨델 박사'의 등록문화재 신청을 계획 중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경매를 통해 2002년 '헨델 박사' 3권을 360만원, '눈물의 수평선'은 2010년 100만원에 구입했다. 2012년 예술품 경매 사이트 코베이를 통해 역대 최고가인 1700만원에 구입한 국내 최초 단행본 만화 '토끼와 원숭이'(1946·김용환)는 지난해 등록문화재가 됐다. 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달에도 2014년 하반기 만화 자료 구입 계획을 공고했다. 관계자는 "영리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값이 올라도 되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상혁 기자(ti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