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팀 모임]
책명 : 나의 한국현대사
2015.4.2
활동내용 :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책에 대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기존의 읽었던 책들과는 달리 저자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난 책이었던 만큼 조원들의 생각도 다양하였습니다. 현재 2장까지 읽고 조원들과 느낀 점을 공유했으며, 단순 읽기 형식으로 끝내지 말고 저자를 좀 더 공부한 뒤 책을 읽으면 책의 이해도가 높아질 거란 의견이 모아져 다음 주 활동은 ‘저자 파헤치기’로 정하였습니다.
<느낀점>
김주영: 사람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역사 속에서 살아간다. 나를 기점으로 뭐가 더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지를 통해서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신채호 선생은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깊이 공감하고 오랫동안 가슴에 새겨진 말이라 역사책을 볼 때 마다 그 말을 다시 상기하곤 한다. 이 책 역시 ‘나의’ 즉 ‘아(我)’의 관점으로 쓰여진 이야기다. 같은 입장의 사람에겐 독재자 박정희, 다른 사람에겐 한강의 기적 박정희 대통령인 것이다.
나는 주관이 매우 뚜렷하거나 특히 정치적으로 성향이 뚜렷한 사람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다. 나의 판단으론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충돌을 느낄 때가 잦다는 점이다. 이 책 또한 나에겐 좀 불편했다. 누구의 관점이라도 옳은 것도, 정답도 찾을 수 없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속 최고선을 찾는 게임에 불과하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사실만을 걸러 들으러 노력하며 책을 읽어갔다. 하지만 그건 결국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되는 현명하지 못한 방식임을 깨닫고 이 책에 녹아있는 저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보았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기 위해 노력했다. 2장까지 읽은 시점에서 잠시 책을 내려두고 저자의 삶 속에 녹아들어 가려 한다. 그 속에서 진실된 저자와 마주하고 다시 책을 든다면 더 이상 이 책은 단순한 역사책이 아닐 것이다.
노윤지: 한국 현대사 가운데 무엇 하나 가슴앓이 없이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그것은 감동으로 때로는 슬픔과 분노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직면하기 싫다는 생각과 동시에 드는 무력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는 것이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노력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얼굴을 마주하며 그의 표정을 가늠하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땅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려 노력하고 보이는 것 너머의 진실을 탐구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바로 이 책이며 저자이며 함께 이야기하는 우리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끊임없는 사유와 소통을 통해 『나의 한국현대사』를 가지길 바란다.
장유정: 매번 번역투의 지루한 전공 책만 보다 이 책을 읽으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글을 정말 잘 쓰는 사람이구나’하고 느꼈다. 그리고 근현대사는 학교에서 공부했던 과목이라 내용도 그렇게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았고, 흥미를 가진 주제이지만 민감한 주제이기도 해서 과연 이 저자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낼까 라고 궁금했다. 나의 생각은 적당히 자신의 소신에 따라 글을 썼다라는 것이다. 좀 더 한쪽에 치우쳐서 비판 하는게 독자의 입장에선 더 재밌었겠지만 저자는 무리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한때나마 정당에 소속되어 정치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저자라 기대했었는데 조금 아쉬웠다.
내용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읽다가 가장 잘 읽혔던 부분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쓴 부분이었다. 내가 아는 분 중에 이승만 대통령을 우리나라에 자유 민주주의를 가져온 가장 대단하고 훌륭한 분이며 구분이 독재자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그건 이 대통령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잘하시다보니 주변에서 하라고, 하라고 붙잡아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고 결국 그렇게 된거라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하신 분이 있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감히 그래선 안되지만 표정이 꾸겨지고 육두문자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기억이 났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최악의 대통령은 20년 가까이 독재를 저지른 다카키 마사오도 아니고 광주에 탱크를 일고 들어가 수백명의 국민들을 살해한 전두환도 아니고 IMF의 왕자 김영삼도 아닌 헌법을 마음대로 뜯어고치고 역대최악의 부정선거로 법질서를 유린하고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으며 그들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틀어쥔 이승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데 저자는 시원하게는 아니지만 그 부분을 잘 말해줘서 흡족했다. 그래서 앞으로 이어질 현재사에서 어떤 속 시원한 부분이 있을까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조진희: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책은 한반도가 책 중앙을 차지하고 그 사이에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제목으로 제본되어 있다. 역사는 팩트다. 그러나 유시민이 출판한 이 책은 자신이 겪은 삶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한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이 책은 나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므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대한민국은 한국이 대한민국으로써 첫 발자국을 내딛었던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시작되며, 그로부터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의 행보를 주욱 써내려 간다. 예리하고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서술에 있어서 거침이 없는 그의 글들은 논리정연하게 풀어냄으로써, 그의 정치적 사상과 생각의 흐름을 독자와 공유한다.
그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4·19 의거와 5·16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는 이를 말하면서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국가를 가진다’는 프랑스 정치가 토크빌의 말을 인용하며 이에 찬성한다. 그리고 깨어있을 것을 말하며, 자신부터 과감히 책을 통해 한국사를 비평하고 나선다. 순간, 인용문에 대해 충동적인 반발심이 일었다. 그러나 반발심을 거두고 찬찬히 바라보았을 때 현대인들이 SNS에 ‘댓글달기’, ‘좋아요’를 통한 겉핥기식의 분노, 비평, 비난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또 이와 같은 아무 의미 없는, 무언가 변화를 위한 노력없는 현대인들의 행동이, 또한 나의 행동이었음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과연 내가 원하는 자유와 권리와 한국인으로써 국가이념을 가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