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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위클리 뉴스

위메프 박유진, <사람을 움직이는 말> "말 잘하는 것과 설득 잘하는 것은 다르다"

 

[데일리한국 황혜진 기자] 세이공청(洗耳恭聽)이라는 말이 있다. 귀를 씻고 다른 사람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듣는다는 뜻이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뛰어난 언변이 설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면 화자의 관점에서 화자의 논리만 펼치다 상대의 니즈(needs·요구)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박유진 기업소통부문 디렉터가 거절당하지 않는 설득법에 대해 엮은 책 <사람을 움직이는 말>(센추리원)을 출간했다. 10여 년 동안 대학과 기업 등에서 ‘소통과 설득’이라는 주제로 강의해온 저자는 청자들의 공통적인 질문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였다고 밝혔다. 저자는 그 해답이 상대의 관점에 있다고 말한다. “나의 관점을 버리고 상대의 입장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욕망과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관점으로 접근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설득과 공감의 기술을 ‘소비자 언어(Listener Language) 전략'이라고 이름 지었다. 상대도 스스로 알지 못하는 내면의 욕망과 니즈까지 읽어내 그들이 속해 있는 세계의 언어로 대화를 풀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이다.

그들도 모르는 그들의 욕망을 읽어내려면 먼저 그가 사용하는 언어의 바탕에 깔린 가치관, 철학, 문화, 취향 등의 본질을 먼저 읽어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상대의 감춰진 욕망과 결핍을 꿰뚫어 보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르게 보기, 즉 '디퍼런트 앵글'(Different Angle)로 접근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성공도 쇼핑을 디퍼런트 앵글로 바라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쇼핑이 귀찮고 피곤한 것이라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전문가가 상품을 구성하고 제안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한 잠재적 니즈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낸 것이다. 

상대의 욕망과 욕구를 읽어냈다면 다음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구체적인 언어로 설득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해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소비자 언어 전략'으로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핵심을 관통하는 언어, 쉽고 편한 언어, 진심이 느껴지는 언어, 배려와 존중이 담긴 언어, 반전이 있는 언어가 그것이다.

말을 잘하는 것은 수단일 뿐 뛰어난 말솜씨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대를 설득해내는 것이다. 설득과 공감의 출발점은 나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 있다. 말을 잘하기만 해서도 안 되고 경청만을 잘해서도 안 된다. 상대의 욕망과 니즈를 제대로 간파해내고 상대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의 핵심인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들도 모르는 그들의 욕망까지 읽어내는 통찰력을 갖추어야 거절당하지 않는 설득의 달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멋진 이야기보다 궁금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저자 박유진 프로필 
소셜 커머스 ‘위메프’의 창립 멤버이자 기업 소통부문 디렉터. 2001년 제일기획 인턴으로 입사해 삼성전자의 미디어 전담 AC(account execurive) 등을 거쳐 광고·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됐다. ‘우리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핵심 메시지가 담긴 회사명 ‘We Make Price’를 확립한 카피라이터이자 업계 최초로 가치 있는 상품을 경제적인 가격으로 대량 판매하는 ‘슈퍼딜’ 개념을 도입한 마케터이기도 하다. 100여 회가 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8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해 ‘PT 박’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