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책 쫌 팝니다!' 출간한 괴산 서점 백창화·김병록 부부]
전국 작은 책방 돌며 70곳 골라 살아남은 노하우와 특징 소개
민박 '북 스테이'와 북 콘서트도
이 '숲 속 작은 책방' 주인은 백창화(50)·김병록(52)씨 부부다. 2002년부터 10년간 경기 일산과 서울 마포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평소 시골로 가서 살고 싶다고 말해온 남편이 프리랜서 작가 아내를 설득해 귀촌했다. 서점 문을 연 것은 지난해 4월이다. 애초에는 괴산군 등과 협의해 도서관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도무지 여의치 않았다. 2년을 허송하다가 작더라도 서점을 열기로 했다.
부부는 개점 7개월간 759만3000원어치 책을 팔았다. 쉽지 않았다. "잘 되진 않더라도 실패하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만만치 않더라"고 했다. "예전에 도서관 운영할 때는 빠듯한 예산으로 책을 많이 구입하려다 보니 '어떻게 하면 싸게 사나'만 고민했어요. 정가 다 주고 사는 건 부담되니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을 이용했죠. 그러다가 서점 주인이 되니 말로만 듣던 작은 책방의 고충을 알게 된 거죠."(백창화)
부부는 궁금해졌다. '다른 작은 서점들은 도대체 어떻게들 버텨내는 건가.'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강원도 속초의 60년 역사 서점부터 최근 서울 홍대 앞에 문을 연 서점까지 전국을 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이 중 70여곳을 골라 '전국 작은 책방 지도'를 만들고,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냈다.
"작은 책방은 온라인 서점처럼 싸게 팔 순 없어요. 그 대신 다른 무언가를 얹어 주지요. 여행·미술·인문학·사회과학·어린이 같은 주인 취향이나 관심에 따라 수작(秀作)을 골라주는 거죠. '콘셉트'가 있는 거죠. 고객은 자기에게 맞는 서점에 가서 고르면 돼요."(김병록) 부부 역시 몇 가지 분야의 책을 주로 취급한다. 반전(反戰)·평화와 관련된 인문학·에세이와 동화 등이다.
책만 파는 건 아니다. 2층 방에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머물다 가도록 침대와 옷장을 놓았다. '북 스테이(book stay)', 책 읽으며 쉬는 민박이다. 정원에서는 북 콘서트도 연다. 백씨는 "근래 문을 연 작은 서점들은 옛날식 책방이 아니라 강연·공연을 하는 문화 공간이나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모이는 놀이터로 변하고 있다"며 "책방이 살아남으려면 책 파는 가게가 아니라 책 읽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부부의 서점을 찾는 건 자유다. 하지만 한 가지 규칙이 있다. 한 권은 사야 한다. 이들이 책을 담아 주는 봉투는 반(半)수제품이다. 시(詩)나 소설의 명문장이 쓰여 있다. 좋은 차나 복숭아·옥수수 같은 주전부리도 대접한다. 맑은 공기와 숲의 여유로움은 덤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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