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서막은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라는 글로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첫인상은 여느 책들과는 다르게 첫 소절부터 당황스러움을 안겨주었다. ‘아버지의 사형집행인?, 주인공이 아버지를 죽인건가?’등등의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가게끔 만들었다. 궁금증을 유발한 첫 소절에 대한 해답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과거를 서술할 때는 소설이라는 매개체로 ‘승환’의 시점에서 책을 서술해 나가고 있었고 현재는 ‘최서원’이라는 한 소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긴박하게 펼쳐졌다.
살인자의 자식, 세간에서 자신이 살인자의 자식이라고 불리고 어딜 가든 외톨이로 살아야 한다면 자신을 나아준 부모에 대한 원망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주인공에게 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뒤 아버지가 저지른 살인사건의 전말과 진실을 알려준다면 그걸 감당해야하는 주인공의 마음 또한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또한 얼마나 야속한지 이 소설 속에서는 이 소년이 진실을 알게 된 뒤에는 자신의 반쪽인 아버지 또한 이 세상에 존재 하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지만 크게 두 가지를 말한다면, 첫 번째는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것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게 설령 살인되었든 진실을 알지 못하여 했던 행동들 그 모든 것들은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그러한 선택을 한 것 또한 자신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나 여러 책에서도 자주 나오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살인이라는 비극적인 소재로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두 번째는 진실을 마주하는 것, 그 진실을 알게 된 후 그것이 고통이라도 그 모든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옛날에 봤던 한편의 추리물 드라마에서는 경찰이 “우리는 유가족들에게 진실을 전해야 해, 그게 설령 끔직한 비극일 지라도…….” 이 소설 또한 ‘승환’이라는 사람을 통해 소설로 주인공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도구로 사용하였지만 그 소설을 읽을지 말지는 그 소년의 선택에 달린 일이었다. 또한 주인공의 아버지는 소설 속에서“내가 사인을 보내고 서원이가 던지는 거야 내 사인을 거부하든, 받아들이든 그건 그 아이의 선택이지. 그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게.”라고 하였다. 무작정 진실을 알려주기보다 아들이 그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해 주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렇듯 소설뿐만이 아니라 인생에서 또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때가 찾아 올 것이다. 물론 진실과 거짓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이며 그 진실에 대한 고통과 상처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만약 내게 진실을 마주할 일이 생기게 된다면 그게 설령 비극일지라도 나는 진실을 선택하고 싶다…….
-도란도란팀 서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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