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12일 출간
작가 성석제, 이 땅의 뜨거운 현실을 끌어안고 더 가까이서 독자들을 매혹하다!
성석제의 소설집 『믜리도 괴리도 업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집필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이자, 작가가 1996년 첫 소설집을 출간한 이후 꼭 20년이 되는 해에 펴내는 새로운 소설집이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실한 농부처럼 끊임없이 소설을 써온 저자의 이번 소설집의 제목인 『믜리도 괴리도 업시』는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한 구절에서 인용한 것으로,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번 소설집에서 이처럼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그 어떤 대단한 환희나 통렬한 절망도 없이 꾸역꾸역 살아가다가 어떤 사건 혹은 사람과 맞닥뜨리는 인물들, 마냥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인물들의 일대기를 들려준다. 동성애, 간첩 조작 사건, 멘토, 스마트폰 중독 등 민감하다면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테마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목만큼이나 기묘한 표제작 《믜리도 괴리도 업시》. 어느 날, 금발의 동성 애인을 둔 정상급 재불 화가가 되어 돌아온 옛 친구 ‘너’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중년의 ‘나’. ‘너’는 화려한 외양과 성공의 표상들로써만이 아니라, ‘나’에게 대놓고 커밍아웃을 해서 ‘나’를 휘청거리게 하는데……. 이밖에도 계간 《문학동네》 창간 20주년 기념호에 발표됐을 때부터 ‘미친 소설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폭발하는 에너지로 가득한 소설 《블랙박스》, 성석제표 해학과 웃음을 느낄 수 있는 《먼지의 시간》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작가가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기까지의 자의식과 고뇌와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블랙박스》에서 우리는 메타소설조차 이야기의 힘으로 돌파하는 작가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오는 저자의 최근 소설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매달리다》와 성석제 소설의 큰 축을 차지하는 주제인 몰두와 중독의 유전자, 무언가에 미치거나 매달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물을 그려낸 《골짜기의 백합》과 《사냥꾼의 지도》 등의 작품을 통해 여전히 화려한 입담, 세상만물에 입과 사연을 만들어주는 솜씨와 더욱 견고해진 저자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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