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에 미숙하며 큰 열등감에 사로잡혀있고 자신을 싫어하여 다른 사람의 모습이 되고자 하는 청년이 있다. 당연히 행복하지도 않다. 그는 한 철학자가 인간은 누구나 변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그것은 궤변이라 생각하고 철학자의 방을 방문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대화를 나누는 청년은 처음부터 철학자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그의 주장을 철저히 논박하고자 한다. 철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청년은 인생의 진리를 구한다. 다섯 번째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은 청년은 문을 나선다. 이상,‘미움받을 용기’의 줄거리이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만으로 진행되며 철학자의 사상의 기저를 이루는 것은 아들러 심리학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더불어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추앙받으며 그에 따르면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인정을 받고 싶다거나 비교를 통해서든 뭐든 세계에 나 한명만 존재한다면 어떤 번뇌에도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고 아무 거리낄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사회의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 그저 그런 관계의 사람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돌이켜보면 타인을 신경 쓰는 나의 모습에 속박당하며 정말 피곤하지 않았던가? 나는 나 자신으로 있으면 된다.자신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 밖에 없다고 한다. 동시에, 그렇기에 그는 인과론을 부정한다. 삶이 불행한 것은 불행하게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불행을 선택했다라고. 우리의 삶에서 트라우마라든지 여타 과거의 좋지 않았던 경험들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철학자의 견해는 이따금 허무주의나 탁상공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이 청년의 생각과 맞닿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철학자의 생각에 선뜻 공감하기 힘들어 그에 반박하는 청년의 생각을 따라가게 되고 그에 대해 다시금 의견을 개진하는 철학자의 논리를 마주하면 아...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라며 접해보지 못했던 논지가 정말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실 이 책을 아무런 정보 없이 처음 접했을 때 여태껏 흔했던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적이라든가 힐링서와 전체적인 맥락을 같이하는 도서가 아닐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이제는 식상한, 누군든지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며 더 생각할 필요 없는 똑같은 말을 바꿔하는 킬링타임용으로 볼만한 그런 책들 말이다. 그런 점에서 미움받을 용기는 여타 서적과 그 궤를 달리한다. 쉽게 쓰여졌지만 조금은 생각할 거리를 주게 하고 심리학적 사상을 통한 접근 방식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경험 및 여러 사례들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같은 책들과 다르다. 방안을 제시하고 동시에 실천을 강조한다. 이것은 아들러 심리학 전반의 입장이라고 한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책 본문의 내용을 정리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에 의해서만 바뀐다.모두에게 사랑받기보다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 삶을 자유롭게 살자.
물을 마시자.
생명과학부 박준욱
'신간 먼저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버드 새벽 4시 30분 (0) | 2015.03.20 |
---|---|
미움받을 용기 (0) | 2015.02.27 |
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하는 책 (0) | 2015.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