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요나손 지음 |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07월 10일 출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저자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스웨덴과 남아공을 배경으로 100세 노인의 삶보다 더 기구하고 황당무계한 까막눈 소녀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들을 차용해 저자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담아 사회 현실을 풍자한다. 비천한 태생이지만 두뇌만은 비범했던 한 여인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종횡무진 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1961년,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체제하에 만들어진 흑인 빈민촌 '소웨토'의 콩알만 한 판잣집에서 태어난 놈베코는 다섯 살 때부터 공동변소에서 똥을 치우며 생계를 이어간다. 빈민촌의 여느 주민들처럼 까막눈이었지만 셈을 할 줄 아는 능력, 즉 수(數)에 대한 감각과 세상만사를 영리하게 따져 보는 능력만은 타고난 놈베코는 문학애호가인 옆집 호색한과 라디오를 통해 글과 말을 깨우친다.
어느 날 강도에게 습격당해 죽은 호색한의 집에서 수백만 달러 어치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놈베코는 그 길로 빈민촌을 탈출하지만 요하네스버그쯤 이르러 '백인의 차에 치인 죄'를 범하고 죗값을 치르기 위해 비밀 핵무기 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된다. 명목으로는 청소부이나, 실상은 수학적 재능을 발휘해 핵폭탄 개발에 관여하게 된 놈베코는 엔지니어의 실수로 주문량을 초과해 생산된 핵폭탄을 떠안고 정치 망명자로 가장해 스웨덴으로 향하는데…….
아버지는 태어나기 전에 사라지고, 어머니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법의 하얀 가루로 잊어보려다 일찍이 세상을 떠나는 등 불행한 삶을 살아온 놈베코가 자신 앞에 연이어 나타나는 불행한 사건들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헤쳐 나가며 행복을 쟁취해가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분뇨통을 나르던 그녀가 다이아몬드 28개를 손에 넣고 세계의 왕들과, 대통령들과 사귀고 열국을 벌벌 떨게 하고 세계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까지의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었던 놈베코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동안 유쾌함과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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