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커스 코너는?
릴레이형식의 서평코너입니다. 자신이 감명깊게 읽은 책의 서평을 남기고, 다음 글쓴이를 지명합니다.글쓴이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 첫번째 글쓴이는 언론정치학부의 김선미입니다.
파우스트를 처음 접한 것은 몇 년 전이었다. 어려울 것만 같았던 내 예상과는 달리 흥미진진한 전개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쉬웠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과거 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때부터 이후 이성이 생겨나고, 또 과학이라는 신을 대체하는 학문이 나타남에 따라 사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과학기술로 하여금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 결과 그것에 의지하고 기대어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 또한 죽음이라는 문턱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현대사회에서 이런 과학이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고 그 힘을 다시 잃어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사람들은 다시금 종교와 같은 신적 존재에 조금씩 의지하려 하고 있다. 괴테가 그려낸 파우스트는 이러한 현대사회의 과학문명으로 인한 문제점들, 다시 신의 사회로 되돌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 쾌락을 중요시 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이상적이고 신앙심을 중요시 여기는 하느님 사이에서 파우스트는 갈등한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하나의 인간이 아닌 고뇌하는 현대적 인간을 상징한다. 직업이 무엇이건,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인간은 회의와 번민, 그리고 유혹과 방황 속에서 흔들리게 마련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파우스트를 통하여 보여 준다. 괴테는 그 인간상을 인류의 보편적 상징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자기 자신의 이상적인 형상으로서 끌어올리기까지 줄기찬 노력과 경험이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파우스트의 과잉 의욕과 충동, 그리고 그 고뇌와 운명이 독일적인 인간상으로서 자기 자신에게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파우스트가 당시 자신의 영혼을 걸고 악마와의 거래를 통해 현세의 쾌락을 찾아 나선 것이 과연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또 이러한 행동을 취한 것은 과연 악마에 의한 것이었을까? 완전한 선은 있을 수 있는가 ?
나는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앞의 물음에 당신은 뭐라고 답하겠는가?
적어도 파우스트의 행동을 비판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악마는 하느님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으며, 이런 점에서 미루어봤을 때 악마도 현실에서 필요한 부분이 어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적 쾌락과 중세시대의 이상적인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에게 무엇이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무엇이 좋은 삶인가에 대한 해답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논하기에 앞서 서로 다른 구성적 타자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배려가 사라진 요즘 파우스트를 통해 우리 삶을 진지하게 고찰해보고, 나아가 타인과의 어우러진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파우스트에 대하여 흥미로운 사건 전개보다는 인간이 지닌 고뇌와 갈등 등을 생각해 보며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모든 경험들, 급기야는 우리들의 정신마저도 시장의 상품으로 변질되어 가는 이 시대가 인간과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다음번 글쓴이로...사회복지학과 '08 이은미를 추천합니다. 좋은 글 써주시길 부탁드려요~^^
'previous > (종료)부커스(booke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커스] 위대한 개츠비 (16) | 2009.12.10 |
---|---|
[부커스] 엄마를 부탁해! (3) | 2009.12.09 |
[부커스] 꾸르제뜨 이야기 (0) | 2009.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