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몹시도 내리던 날 !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된 <굿모닝, 엔젤>....
주인공인 승욱이 엄마 김민아 씨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심지어 말도 못하는 3중중복 장애 아들 승욱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장애 아들 승욱이가 받는 서러움, 주위의 따가운 시선, 교육제도의 벽, 치료과정의 어려움 등에 좌절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차즘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담담히 적은 휴먼 가족드라마이다. 이 책은 미주 한국일보에 엄마의 일기 '승욱이 이야기'란 제목으로 3년간 연재되어 한국과 미국사회를 감동시킨 내용을 모아 엮은 것으로 총 6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SBS 스페셜 장애인의 날 특집 다큐멘터리에 '네 박자의 사랑'이란 제목으로 방송되기도 하였다.
1, 2부에는 승욱이의 탄생과 청각장애를 알게 된 후 좌절하다가 아버지의 도움으로 차츰 적응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과 미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3, 4부에는 와우이식 수술과 관련된 진통과 승욱이의 변화, 승욱이를 위하는 여러 선생님들과 학교생활 적응과정, 홀로서기과정이 그려진다. 마지막으로 5, 6부에는 장애아 가족으로 살아가야하는 힘겨운 순간들, 주위 어른들의 죽음, 어려움 속의 자신감, 또 다른 승욱이를 위한 도전, 가족애, 형재애 등을 다루고 있다.
아홉 살인 승욱이는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지만 소리는 작게나마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와우이식을 통해 승욱이는 한국말과 영어를 제법 알아듣지만, 아직 말은 못하기 때문에 의사표현은 수화로 한다. 그러나 김민아 씨는 혼자서 신발을 신고, 식사를 하고 “엄마야” 하면 엄마인 것을 알고 안기는 승욱이를 보면 너무 기쁘다고 말한다. 남들 보기에 별것 아닌 사소한 일들이 감동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고 한다.
글을 읽다 보면 이야기 전개가 물 흐르듯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승욱이 엄마가 일기형식으로 글을 쓰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위주로 전개된다. 때론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쓰다 보니 주제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방송 일을 하며, 특히 휴먼 다큐멘터리를 하며 여러 가족들을 만나왔습니다만, 승욱이네 가족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이 단단한 가족은 쉽게 보지 못했습니다.
-정선영 (SBS 스페셜 장애인의 날 특집 “네 박자의 사랑” 방송 작가)
아들의 눈 수술 실패 후에 하나님, 도대체 저를 기억이나 하십니까? 하며 몸부림치던 이야기,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승욱이에게 나무와 흙과 바람을 가르치던 외할아버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승욱 엄마에게 감사합니다. 불행을 불행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줘서, 이 모든 걸 하나님이 기억하실 겁니다.
- 고태형 (남가주 선한목자 장로교회 담임목사)
글을 읽는 동안 애처럽고 안타까웠으며 사회 현실에 한숨이 나오기도 하였다. 현실 제도의 끊임없는 부딪힘에도 굴하지 않고 한 가닥의 빛이라도 보여질때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도전하는 승욱이와 엄마를 보면서 늘 주위탓으로만 돌리던 나 자신의 초라함이 느껴졌다.
자식이 부모의 사랑을 다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자기가 부모가 되어 자식을 낳아 길러봐야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는 작은 일에 쉽게 흥분하고 조금이라도 손해를 안 보려고 흥분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승욱이는 때어나면서부터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따뜻한 빛을 느끼며 좋아하는 사람을 볼 수 있고 예기할 수 있는 사소한 즐거움이 얼마나 행복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멀리 있는 어려운 행복 보다는 가까이 있는 쉬운 행복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previous > (종료)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혹은 여행처럼 - 정혜윤 (0) | 2012.08.02 |
---|---|
Success Code - 이토 마코토 (0) | 2012.06.25 |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 조지프 핼리넌 (0) | 2012.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