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더워지니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륵... 이럴 땐 모든 일상을 접어두고 시원한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여행지에서 읽을 만한 책 한권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정혜윤 작가의 '여행, 혹은 여행처럼'인데요, 책을 읽다보면 일상을 탈출한 여행지가 아닌 일상 속에서 여행처럼 살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여행에서는 기꺼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평소 일상 속에서의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평범한 작가의 인생을 개성 있는 작가만의 생각과 문체로 재탄생하여 여행처럼 아름다운 인생으로 보여 지는 책입니다.
“나는 누군가 나 대신 여행을 하는 것을 상상도 못 한다.
그런데 삶 속에선 누군가 나 대신 뭐라도 해주길 꿈꾼다.
여행지에서 나는 누군가 나 대신 내 짐을 드는 것을 상상도 못 한다.
그런데 삶 속에선 누군가 나 대신 내 짐을 들어주길 원한다.
여행지에서 나는 길을 잃어도 당황하지 않는다.
그런데 삶 속에선 길을 잃으면 낙담한다.
여행지에서 나는 세상 만물을, 차창 밖을 지나가는 여인의 뒷모습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삶 속에선 많은 것에 애써 눈감으려 한다.
여행지에서 나는 목표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더 알고 더 느끼는 데서 단순한 기쁨을 느낀다. 그런데 삶 속에서 나는 수많은 것들을 오로지 수단으로 삼는다.
여행지에서 나는 얼마나 자주 설레고 얼마나 자주 탄성을 지르던가?
그런데 삶 속에서 나는 기쁨에도 슬픔에도 고통에도 얼마나 자주 무감각하던가?“
작가가 매 순간을 여행자의 태도로 살고 싶어 하는 이유를 표현한 부분입니다. 여행을 갔다 오면 우리는 그때를 추억하며 언젠가 다시 갈 여행을 꿈꾸며 일상을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여행을 일상의 탈출로 생각하지 말고 일상 속에서도 하나하나가 여행의 요소이며 여행지에서의 나처럼 소소한 것 하나도 다르게 보려하고 감동하며 살아간다면 내 인생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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