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좋아하시나요
? 요즘엔 책읽기를 통해서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는 강박증 같은 것이 있어 책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지 못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피곤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들기 전 머리맡에 놓아두었던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는 소소한 행복을 누려보세요.^^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릴 책은 2008년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한 주영선의 ‘아웃’이라는 소설입니다. 약간은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소설의 미덕인 ‘재미’를 끝까지 놓지 않는 책이랍니다.
이 소설의 주제를 한 단어로 나타낸다면 '폐쇄성'이라 할 수 있다. 위현리라는 시골마을에서 펼쳐지는 시골노인들의 폐쇄적이고 비열한 정치적 술수는 이 마을의 보건 진료 소장을 결국 마을에서 '아웃' 시키고 만다. 반듯하고 객관적인 보건진료 소장은 자신을 이용하여 무엇이라도 하나 얻고자 하는 달려드는 노인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한다. 장달자, 박도옥, 김금송으로 대표되는 문제의 노인들은 마을의 권력자로 군림하며 보이지 않는 위계를 만들고 마을 사람들의 약점과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 보건진료소장이 지키고자 했던 '공정성'은 '無 융통성' '非 정' 이라는 기이한 형태로 왜곡되고 결국에는 노인들의 작당과 모함으로 마을을 떠나게 된다. 기존의 질서와 타성에 도전한 대가로.
나는 차에 올라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먼 산을 바라보았다.
문득 '아웃'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파도를 깨닫지 못한채 나는 마냥 모래위에 집만 짓고 있었던건 아닐까.
내가 말하는 것을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고 그들이 느끼는 것을 내가 느끼지 못한다는것. 나도 어쩌면 다락방에 갇혀 소통의 부재의 이 세상에서 자폐증을 앓아왔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설정이지만 구체적인 상황묘사와 생동감 있는 대사는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를 위현리라는 마을로 데려다 놓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다 본 뒤에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다른 누군가와 대립하지 않고 무난한 인간관계를 위해, 평범한 사회생활을 위해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스스로를 꾸미는 것은 '융통성' 인가 '위선'인가.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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