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물건? 남자의 물건!
이 책의 제목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고, 그리고 저자가 다음으로 눈길을 끌었다. 바로 김정운 교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아주 묘하게 심하게 공감하게 만드는 그의 화술이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다. 과연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남자의 물건"은 어떤것일까라는 생각으로 이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1부에서 대한민국 남자들의 불안과 외로움을 달래는 유쾌하고도 가슴 찡한 위로를, 2부에서 각계각층 다양한 분야 열세 명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에겐 자기만의 스토리가 담긴 특별한 물건이 있고, 그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곧 그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식에의 욕망을 나타낸 이어령의 3미터 책상은 오히려 대학자의 근원적 외로움을 알 수 있고, 먹을 갈고 글씨를 쓰는 것처럼 20년 무기수의 삶을 과정 그 자체로 살아온 신영복의 벼루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재미는 없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신뢰감을 주는 문재인은 그의 바둑판처럼 묵직하다. 또한 영원한 경계인이자 비현실적 낙관주의자인 조영남은 그의 네모난 안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당당함과 꼬장꼬장함을 그대로 기록한 김문수의 수첩은 그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 그들이 펼쳐놓는 사소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그들 인생을 관통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신만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것을 제안한다. 물건을 매개로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 인정하자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설레게 하는 사소하고 특별한 물건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고, 진정 충만하고 행복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책을 읽고나서,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자신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자신의 상징할 수 있는 물건들이 하나씩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과연 나에게 있어 남자의 물건은 어떤 것일까? 라는 물음을 던져 본다. 나만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고, 나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물건은 어떤것이 있을까? 애석하게도 아직은 뭔가가 없는 것 같다. 아니, 내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아쉽다.
"나는 만년필을 참 좋아한다. 그 손에 잡힘이 좋고, 거친듯 부드러운 필기감도 좋고
종이를 적셔가며 천천히 새겨들어가는 모양도 좋다. 새로운 놈을 만나 흥분과 자랑에 겨워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행복하다.아! 나란 남자도, 나를 이야기 할 수 있는 "물건"이 있는 것이다.진정으로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주체적 관심과 가치"를 이미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 김정운의 "남자의 물건" 中
김정운 교수는 만년필을 자신의 물건으로 꼽았듯이, 나도 나만의 물건을 찾고자 한다. 지금 내손에 들려진 만인의 연인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을 대신할 수 있는 내 존재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남자의 물건"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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